중동 평화 협상과 AI 열풍이 몰고 온 주식시장 급등

중동 평화 협상과 AI 열풍이 몰고 온 주식시장 급등

오늘의 사건

미국과 이란 간 평화협상 가능성과 AI 관련주 급등이 아시아 증시를 끌어올렸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감이 에너지 시장 안정화로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됐다. AI 기술주들은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며 기술주 랠리를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자금이 위험자산으로 몰리면서 주식시장 전반에 상승 모멘텀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흐름은 과거 중동 위기와 기술혁명이 만났던 순간들을 떠올리게 한다.


역사적 사건

1991걸프전 종료와 닷컴 붐의 시작

1991년 걸프전이 끝나자 중동 불안이 해소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급반등했다. 전쟁 중 110달러까지 치솟았던 유가는 20달러대로 급락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덜어냈다. 이때 개인용 컴퓨터와 인터넷이 본격 확산되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3.0이 대중화되면서 IT 혁명의 서막이 올랐다.

월스트리트는 평화 배당과 기술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다우존스 지수는 1991년 한 해 동안 20%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특히 인텔, IBM 같은 기술주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인터넷은 군사용 네트워크에 불과했지만, 상업적 잠재력을 알아본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이 시기 벤처캐피털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실리콘밸리가 급성장했다. 1991년 월드와이드웹이 일반에 공개되자 정보기술 분야에 막대한 자금이 유입됐다. 중동 평화와 기술 발전이 맞물리면서 1990년대 경제 호황의 토대가 마련됐다. 이후 10년간 이어질 닷컴 버블의 씨앗이 뿌려진 셈이었다.

하지만 과도한 기대감은 결국 버블로 이어졌다. 실체가 없는 기업들까지 천문학적 가치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은 수익성보다는 성장 가능성에만 매달렸다. 평화 배당과 기술 혁신의 달콤한 조합이 시장의 이성을 마비시켰던 것이다.


2003이라크 전쟁과 구글의 부상

2003년 이라크 전쟁 개전 직후 주식시장은 큰 혼란에 빠졌다. 다우지수는 전쟁 발발 전 8000선에서 7400선까지 급락했다. 하지만 전쟁이 예상보다 빨리 끝나자 시장은 반등세로 돌아섰다. 이때 구글이 검색엔진 시장을 석권하며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전쟁 불안이 가시자 투자자들은 다시 성장주에 관심을 돌렸다. 구글은 2003년 연 매출 15억 달러를 기록하며 급성장했다. 인터넷 광고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구글의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뛰어올랐다. 당시만 해도 많은 전문가들이 구글의 비즈니스 모델을 의심했다.

하지만 구글은 검색광고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며 회의론자들을 침묵시켰다. 2004년 상장 당시 주가는 85달러였지만, 불과 2년 만에 400달러를 돌파했다. 중동 위기 해소와 함께 온 기술주 부활이 새로운 부의 창조로 이어졌다. 이는 기술 혁신이 지정학적 불안을 상쇄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구글의 성공은 다른 기술 기업들에게도 영감을 줬다.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벤처캐피털들은 다시 한번 기술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중동 평화 기대감과 웹 2.0 혁명이 만나면서 또 다른 기술 버블의 조짐이 나타났다.


2020코로나19와 테크 대장주들의 질주

2020년 팬데믹 초기 글로벌 증시는 역사상 최악의 폭락을 경험했다. 다우지수는 한 달 만에 37% 급락하며 공포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각국 정부의 초저금리 정책과 양적완화가 시행되자 상황이 반전됐다. 특히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급등세를 주도했다.

재택근무와 언택트 경제가 확산되면서 기술주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았다. 넷플릭스는 팬데믹 기간 중 가입자가 폭증하며 주가가 두 배 이상 뛰었다. 줌, 펠로톤 같은 기업들은 하루아침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디지털 전환이 필수가 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동시에 중동 지역에서는 아브라함 협정이 체결되며 평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 간의 관계 개선으로 중동 리스크가 크게 완화됐다. 유가 안정과 함께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도 줄어들었다. 지정학적 불안 해소와 기술 혁신이 다시 한번 시너지를 발휘했다.

하지만 과도한 유동성 공급은 자산 버블을 키웠다. 테슬라 주가는 2020년 한 해 동안 743% 폭등하며 광기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밈주식 열풍과 암호화폐 광풍이 동시에 일어났다. 평화 배당과 기술 혁신의 조합이 다시 한번 시장의 합리성을 훼손시켰던 것이다.


2023ChatGPT 열풍과 지정학적 긴장 완화

2023년 ChatGPT가 공개되자 인공지능 혁명에 대한 기대감이 폭발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한 해 동안 239% 급등하며 AI 붐의 상징이 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AI 경쟁에 본격 참여했다. 구글, 메타, 아마존도 잇따라 AI 서비스를 출시하며 기술주 랠리를 이끌었다.

같은 해 중동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중국 중재로 관계를 정상화했다. 7년간 이어진 양국 갈등이 해소되면서 중동 전체의 긴장이 크게 완화됐다. 예멘 내전 종료 협상도 진전을 보이며 지역 평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유가는 배럴당 70달러 선에서 안정세를 보였다.

AI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과 중동 평화 진전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증시가 활황을 맞았다. S&P500은 2023년 24% 상승하며 강세장을 이어갔다. 특히 기술 분야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이 속속 등장했다. 투자자들은 AI가 가져올 생산성 혁명에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AI 기술의 실제 수익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막대한 인프라 투자 대비 가시적 성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닷컴 버블과 유사한 양상이라며 경고했다. 평화 배당과 기술 혁명의 달콤한 조합이 또 다시 투자자들의 판단력을 흐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생각해볼 점

중동 평화 기대와 AI 열풍이 만난 오늘의 상황은 역사적으로 반복된 패턴의 연장선에 있다. 지정학적 불안 해소와 기술 혁신이 결합될 때마다 시장은 과도한 낙관론에 빠져들었다. 1990년대 닷컴 버블부터 2020년 팬데믹 버블까지, 평화 배당과 기술 혁신의 조합은 언제나 투자자들을 매혹시켰지만 결국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진정한 가치 창조와 일시적 투기 열풍을 구분하는 혜안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이 글은 경제사 작가 Penseur가 작성했습니다. 저서: 《돈으로 읽는 경제사》 외 다수